계획된 우연을 잡아보세요 [눈치코치 감정코칭 파트너 여유 신여윤님]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해요. 이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처음에는 '자기 비법을 이야기하기 싫어서 저렇게 말하는 거 아냐?' 삐딱하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분들의 삶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쩌다보니', '어떻게 하다보니', '우연히', '운 좋게'라는 말이 항상 등장하더라고요.
그러던 와중, <계획된 우연>이라는 용어를 접했어요.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였던 존 크롬볼츠(John D. Krumboltz)에 의해 정립된 사회학습이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지능, 성격, 흥미, 적성, 환경, 노력보다도 우연한 사건으로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고 걸어가게 된다는 이론이죠.
오늘 제가 인터뷰로 소개해드릴 분도 <계획된 우연>이 딱 어울리는 분이예요. 강사이자 책을 2권이나 쓰신 작가, 유튜버로도 활동을 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사람책 그리고 코칭, 멘토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키워나가신지 불과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으세요. 커리어를 시작하신 것도 우연이 발생하고, 우연을 힘껏 끌어당긴 덕분이었죠. 내 일에 대해 고민이 많으신 분은 아래 인터뷰를 꼭 읽어보세요.
현지 : 간단하게 자기 소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여유 : '무슨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소개를 많이 하는데 어느 순간 그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배움과 나눔의 가치를 간직한 사람>이라고 소개드리고 싶어요. 하는 일은 강사, 작가로도 있고요, 유튜버로도 활동을 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사람책 그리고 코칭, 멘토 그런 걸 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유 있는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 중에 있어요.
현지 : 요즘 오픈채팅방들에 저도 많이 들어 있는데 사람들이 소통을 많이 안 하거든요. 그런데 여유님의 카톡방은 너무 따뜻한 분위기고 활성화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호스트 분의 내공과 관심에 따라 카톡방의 분위기가 이렇게도 달라지는구나 느꼈습니다. 어떻게 커뮤니티를 차별화하셨나요?
여유 : 감사해요. 현지님도 잘 아시겠지만 오픈채팅방이 사실 범람하고 있어 순기능도 많지만 피로감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홍보를 위함이고 목적을 띄다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짧은기간에 수익을 낸다라던지 그게 메인인 곳들도 많구요. 저는 정말 '여유있는 삶'이라는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더도 덜도 아니에요. 오로지 여유있는 삶을 위해 스스로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긍정확언, 감사일기 등 루틴을 위해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좀 다른 거 같긴해요.
현지 : 여유님께서는 유튜브 '긍정확언 당나귀tv'도 하시고 '지역 fm 라디오'나 '네이버 엑스퍼트 엄마 교과서 인강'도 하시고 다양한 걸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게 대단했어요. 저도 관심사가 많은데, 이게 하나의 주제로 연결이 안 되고 따로 놀아서 제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것저것 관심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팁이 있을까요?
여유 : 저는 강의를 할 때 제 그림을 많이 넣거든요. 그런데 미술 전공하시는 분이 쓱 보더니 여유님의 그림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거예요. 바로 사람이 다 들어가 있는 거였어요. 저조차도 인지를 못했는데, 풍경화에도 사람, 심지어 사람이 없는 정물화에서도 컵 속 그림이 사람이었어요. 제가 무의식에서 관계 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그림으로도 표출이 되는구나싶었어요. 현지님의 질문에 팁이랄 건 없는데, 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어떤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자기소개할 때 저의 가치가 '배움과 나눔'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모든 활동이 하나의 가치관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현지 : 결국 가치관을 명확히 세우면 관심사가 연결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여유님의 카톡방에 있으면서 놀랐던 게 매주 강사님들을 모셔서 강의를 여시잖아요. 강사님들은 어떻게 섭외를 하시는 건가요?
여유 : 제 교육청 수업을 들었던 분들이 "강사님과 계속 연계를 하고 싶은데 톡방 하나 만들어주시면 안 돼요?"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작년 9월 초에 10명으로 시작을 했어요. 오픈 기념으로 지인 분께 강의를 부탁드렸어요. 그게 반응이 너무 좋았던 거예요. 그리고 다른 분이 자기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9월이 어떻게 하다 보니까 매주 다 채워진 거예요. 해남에서 농업하시는 분, 경찰관, 소방관, 교수, 의사, 작가, 건축가, 음악치료하는 분, 명상하는 분.. 다양한 직군들의 남녀노소가 다 있는 거예요. 다양한 분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강연을 열었죠. 그런데 그분들이 다 그냥 제 지인인 거죠. "여유님의 인맥은 도대체 끝이 어디예요?" 이런 표현들을 종종 많이들 해 주세요. 저는 그런 말을 해요. 커뮤니티에 계신 분들이 모두 강의를 하는 그날까지 이어가려고 한다고요.
현지 : 여유님은 다른 인터뷰에서 '계획된 우연'이라는 크롬볼츠의 사회학습이론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우연들이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데요, 여유님을 보면서 계획된 우연이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여유님께서 이때까지 뭔가를 시작하고, 연결되고, 강사를 섭외하고 이런 것들이 계획이 아니라 그 순간에 충실하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지금 말씀해 주신 거 말고도 여유님 삶에서 계획된 우연이 있을까요?
여유 : 저의 삶에 요소 요소마다 계획된 우연이 있었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강사도 우연한 기회로 된 거예요. 제 아이가 학생 회장이다 보니까 교감 선생님이랑 교무부장님이 "어머니, 교육청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좀 들어주시면 안 돼요?" 부탁하셨어요. 저는 학교에서 봉사든 뭐든 저한테 요청하는 거는 정말 흔쾌히 가거든요. 그래서 프로그램을 들으러 갔다가 거기서 학부모책 교육청 강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우연히 본 거예요. 사실 '저는 그렇게 눈물겨운 굴곡의 스토리도 없는데 학부모책으로 가능할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멘토 분이 "왜 책이 꼭 감동만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화책도 있고, 해피바이러스 여유님 책이 더 훌륭해요"라는 말에 지원했고 바로 합격했어요.
제가 애들 키우면서 독서 코칭 50시간을 수료를 했어요. 수료하자마자 그 주말에 아이들이랑 동네 도서관을 갔죠. 그런데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저한테 와가지고 "고등학교 1~2학년 애들 독서 토론 동아리를 맡아주실 수 있어요?" 이러는 거예요. 그분은 저를 교육청 강사로만 어렴풋이 아셨는데도요. 너무 신기한 거예요. 결국 제가 동아리를 맡아서 간행물도 내고 아이들 대학도 보냈죠.
그러니까 저는 무슨 자격증 과정이 끝나면 장록 면허처럼 수료증만 있는 게 아니라, 바로바로 현장에 투입이 됐어요. 가령 16명이 진로 코칭 과정을 수료했는데 3명 정도는 바로 학교에 투입이 된다, 이러면 저는 그 3명 안에 들었어요. 어설프게라도 해본거죠. 그래서 제가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되게 좋아하는데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이 말을 제가 잘 쓰거든요. 저는 현장경험이 많기 때문에 10년 이상 베테랑 못지않게 여유가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효과적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치를 쌓은거죠. 그래서 저는 우연에 굉장히 감사하죠. 계획된 우연이라는 이 이론이 딱 저를 위한 이론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현지 : 저는 우연을 잡을 수 있는 여유님이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왜냐하면 공고가 올라와도 '내가 뭘'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여유 : 맞아요. 제가 좀 잘 들이대는 성격이에요. 왜냐하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만남을 즐기다 보니까 하면 하지 이런 식인 거예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좀 나온 것 같아요.
현지 : 많은 사람들이 그런 태도를 가지지 못하는 게 새로운 시도를 너무 두려워하기 때문이잖아요. 시도를 했다가 떨어지면 나의 자아상에 손상이 가기도 하고요. 여유님은 새로운 거를 시도하실 때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시나요?
여유 : 제가 이 말을 하면 다들 "정말?" 이러는데 저는 정말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아이였어요. 그래서 엄마가 "너 이렇게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으면 안 되겠다" 하시고 제가 어릴 때 걸스카웃에 데려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언제 변했나 했더니 두 아이 낳고 나서예요. 어린이 도서관에서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님이 그러는 거예요. "아이가 초등학생일 시기에는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스벅에서 아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는 때가 아니고, 아이랑 같이 수고하는 시기다"라고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내가 그럼 어떤 수고로운 일을 할까?"했어요. 1, 2학년 간사하다가 3학년에 총무가 되고, 4학년에 녹색 어머니회에서 봉사하고, 5학년 때 부회장 이런 식으로 하다가 6학년 엄마가 됐을 때는 500명 정도 되는 엄마들의 리더가 되었어요. 학교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강단에 서고, 지휘도 했죠. 그리고 당시에 국회의원들이 명분 있는 일을 하려고 학교의 녹색 어머니회의 회장을 꼭 만나서 봉사를 해주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 유지들부터 구청장, 국회의원 이런 사람들을 자꾸 만나게 되었죠.
그러면서 리더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되었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너 어차피 이때까지 잘했잖아, 근데 뭘 걱정해'라는 게 바로 떠올라요. 그러면 정말 놀랍게도 긴장이라는 게 없어져요. 그리고 즐기고 있더라고요.
현지 : 작은 역할로 시작해서 큰 역할까지 가시고,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로 가셨군요! 지금 경험수집잡화점에서 '눈치코치 감정코칭' 모임을 하시잖아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여유 : 제가 '표정으로 말해요'라는 타이틀로 어느 기관에서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너무나 폭발적인 거예요. "강사님 다음 회차는 뭐가 있어요?" 이러는데 저는 다음 회차고 뭐가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큰일났다, 없는데 어떡하지?' 했지만 "다음 일정 제가 준비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이랬어요. 그러다가 수업이 4차시까지 늘었어요.
그렇게 해서 감정 코칭 수업을 했는데, 코로나가 딱 터진 거예요. 그러니까 '대면이 안 되니까 어떻게 하지' 했는데 줌으로 하면서 더 좋았어요. 부산, 서울, 하와이에 있는 아이들이 한 곳에 모이는 거예요. 부산 사투리를 머리털 나고 처음 들은 서울애가 너무 재미있다고 "야, 그거 뭐야? 나도 가르쳐줘" 이러고 어떤 아이는 "우리는 집 밖에 나가면 논이 있어" 그래서 좋았죠.
당시 경험수집잡화점에서 제 절친이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경험수집잡화점을 알고 있었죠. 대표 피터님하고의 인연은 또 굉장히 신기한데요. 제가 관계에 대해 강의를 할 때, 그냥 "관계 좋아야 돼요" 이러면 재미없어서 소행성 관계라는 걸 만들었어요. 소통하고 행동하고 성장하는 관계죠. 70살 넘은 수강생 분이 점잖게 손을 들더니 "강사님 이거는 너무 좋은데 상표 등록을 하시는 게 좋겠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 와중에 피터님이 경험수집잡화점을 상표 등록하셨다고 페이스북에 딱 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메신저로 여쭤봤더니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됐어요.
그래서 처음에 '엄마 교과서의 작가와의 만남'을 특강 형태로 한번 했거든요. 그런데 모객이 안 됐어요. 피터님이 저보고 "역량이 있으신 분이니까 뭘 해도 될 거다, 우리 또 해보자"고 얘기를 해서 다시 구상한 게 감정 코칭이었어요. 감정코칭이라고만 하면 재미도 없고 낯서니까 '눈치코치 감정코칭'이 탄생했죠. 모임을 할 때, 루틴을 작고 완벽하지 않게 시작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마음 날씨 어떤지 한번 점수 매겨보라" 이렇게 그 장치를 최소화하려고 했던 거고 지금까지 느낌은 만족스러워요.
현지 : '눈치코치 감정코칭' 모임을 하시면서 제일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여유 : 어떤 분이 우울증으로 2년간 치료를 받고 계시대요, 그래서 정신과 상담도 하고 약도 복용하고 이랬는데 안 낫는다는 거죠. 그런데 모임에서 첫 줌 OT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정신과 병원을 안 가고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게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이러시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우시더라고요. 그분이 나중에는 "자기의 병도 고쳤다"고 너무 감사해 하시며 모임홍보대사를 자처하시더라구요.
오은영 박사님도 훌륭하시지만 그분을 매일 접할 수 없잖아요. 그러면 사실 필요 없다고 저는 보거든요. 그래서 루틴을 매일 하는 게 중요하고요. 참여하시는 분의 남편이 "너는 왜 눈 뜨면 이거 핸드폰만 들여다보냐"라고 맨날 한대요. 눈 뜨면 당나귀 tv를 듣고, 마음 날씨 점검하러 '눈치코치 감정코칭' 카톡방 여는 게 자기 루틴이 됐대요. 그런 분들이 이제 한 분이 아니고 반 이상이 그러신다 하니까 에너지가 엄청나죠. 제가 강의로 바빠서 아침에만 인사하고 한참 있다가 5시쯤 보면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소통하고 계시는데 그 모습에 감동받아 제가 격려와 감사를 드려요.
어느 날 제가 "감정코칭 관련 책을 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그랬더니 다들 "저 꼭 끼워주세요"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눈치코치 감정코칭이라는 제목으로 사례 위주로 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감정 코칭이다' 쉽게 가도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지 : 모임을 참여하셨다가 같이 책도 쓰실 계획이라니, 참여하시는 분들한테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여유 : 그러게요, 아직 픽스는 안 했지만 머릿속에는 구상 중이에요. 이분들이 모임에서 올려주신 생생한 글들을 공유만 해도 굉장한 에너지가 있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현지 : 여유님은 인생이 재밌고 의미가 있으신가요?
여유 : 네, 이 정도 인생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재미로 보는 점을 봤는데, 제 인생 곡선이 거의 수직 상승하는 시점이 5년 전부터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신기한게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강의도 시작했고요. 제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것도 있고 마음 챙김이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인생이 너무 지루하고, 왜 사는지 모르겠고 그런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정말 안타까워요.
현지 : 인생의 재미랑 의미를 아직 못 찾은 분들한테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여유 : 제가 철이 없어서 지금도 이렇게 즐기면서 노는 걸 좋아해요. 일단 그분들은 욕심이 있어서 그래요. 최근에 어느 책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욕심을 놓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다'라고 했는데 많이 공감이 갔거든요. 사실 본심은 '내 아이가 행복했으면'인데, 그 안에 욕심은 '내 아이가 내 이름을 좀 드높여줬으면' 이런 거잖아요. 그런 욕심이 있어서 삶이 재미없고 의미없을 수 있어요.
그런데 또 욕심 따위도 전혀 없는 무기력한 사람들도 있거든요. 저는 그분들에게 새벽에 재래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에 경매하는 장면을 한번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에너지가 좀 쳐진다하면, 시장에 가요. 그런데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죠. 또 하나는 임사 체험을 좀 권해드리고 싶어요. 임사 체험 혹시 아시나요?
현지 : 전생을 경험하는 건가요?
여유 : 죽음을 체험하는 거예요. 관 속에 들어가보고, 죽기 전에 누구를 보고 싶은지 유언은 뭘 남기고 이런 거를 진지하게 하는 거예요. 죽음이라는 부분을 경험을 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죽음 앞에까지 가는 그 느낌을 경험을 해보시라 권해요. 그러면 철부지 같은 고등학생 애들도 막 울고 나와요.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살고 싶다'는 걸 경험을 하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들의 문제가 현장에 답이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현지 :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혹시 인터뷰 메인에 걸 사진 한 장을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여유 : 너무 잘됐네요! 제가 최근에 프로필 사진을 찍은게 오늘 딱 보정이 돼서 왔어요.
현지 : 우와! 이것도 계획된 우연 같아요!
여유 : 맞아요. 진짜 그래요, 계획된 우연.
여유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계획된 우연>이 발생하려면 내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잡아야하는 구나, 깨달았어요. 아무리 좋은 기회가 우연의 모습을 하고 오더라도 내가 붙잡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카이로스'라는 기회의 신이 등장해요.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그들 앞에서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앞에 있을 때는 저울을 꺼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며,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 같이 결단하라는 의미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여러분의 삶에도 <계획된 우연>이 일어나도록, 기회가 왔을 때 온 몸과 마음으로 잡아보면 어떨까요? 삶이 훨씬 의미있고 재미있을 거예요.
인터뷰 중에 나온 여유님의 프로그램을 둘러보세요!
계획된 우연을 잡아보세요 [눈치코치 감정코칭 파트너 여유 신여윤님]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해요. 이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처음에는 '자기 비법을 이야기하기 싫어서 저렇게 말하는 거 아냐?' 삐딱하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분들의 삶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쩌다보니', '어떻게 하다보니', '우연히', '운 좋게'라는 말이 항상 등장하더라고요.
그러던 와중, <계획된 우연>이라는 용어를 접했어요.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였던 존 크롬볼츠(John D. Krumboltz)에 의해 정립된 사회학습이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지능, 성격, 흥미, 적성, 환경, 노력보다도 우연한 사건으로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고 걸어가게 된다는 이론이죠.
오늘 제가 인터뷰로 소개해드릴 분도 <계획된 우연>이 딱 어울리는 분이예요. 강사이자 책을 2권이나 쓰신 작가, 유튜버로도 활동을 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사람책 그리고 코칭, 멘토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키워나가신지 불과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으세요. 커리어를 시작하신 것도 우연이 발생하고, 우연을 힘껏 끌어당긴 덕분이었죠. 내 일에 대해 고민이 많으신 분은 아래 인터뷰를 꼭 읽어보세요.
현지 : 간단하게 자기 소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여유 : '무슨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소개를 많이 하는데 어느 순간 그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배움과 나눔의 가치를 간직한 사람>이라고 소개드리고 싶어요. 하는 일은 강사, 작가로도 있고요, 유튜버로도 활동을 하고 서울시 교육청에서 사람책 그리고 코칭, 멘토 그런 걸 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유 있는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 중에 있어요.
현지 : 요즘 오픈채팅방들에 저도 많이 들어 있는데 사람들이 소통을 많이 안 하거든요. 그런데 여유님의 카톡방은 너무 따뜻한 분위기고 활성화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호스트 분의 내공과 관심에 따라 카톡방의 분위기가 이렇게도 달라지는구나 느꼈습니다. 어떻게 커뮤니티를 차별화하셨나요?
여유 : 감사해요. 현지님도 잘 아시겠지만 오픈채팅방이 사실 범람하고 있어 순기능도 많지만 피로감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홍보를 위함이고 목적을 띄다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짧은기간에 수익을 낸다라던지 그게 메인인 곳들도 많구요. 저는 정말 '여유있는 삶'이라는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더도 덜도 아니에요. 오로지 여유있는 삶을 위해 스스로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긍정확언, 감사일기 등 루틴을 위해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좀 다른 거 같긴해요.
현지 : 여유님께서는 유튜브 '긍정확언 당나귀tv'도 하시고 '지역 fm 라디오'나 '네이버 엑스퍼트 엄마 교과서 인강'도 하시고 다양한 걸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게 대단했어요. 저도 관심사가 많은데, 이게 하나의 주제로 연결이 안 되고 따로 놀아서 제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것저것 관심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팁이 있을까요?
여유 : 저는 강의를 할 때 제 그림을 많이 넣거든요. 그런데 미술 전공하시는 분이 쓱 보더니 여유님의 그림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거예요. 바로 사람이 다 들어가 있는 거였어요. 저조차도 인지를 못했는데, 풍경화에도 사람, 심지어 사람이 없는 정물화에서도 컵 속 그림이 사람이었어요. 제가 무의식에서 관계 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그림으로도 표출이 되는구나싶었어요. 현지님의 질문에 팁이랄 건 없는데, 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어떤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자기소개할 때 저의 가치가 '배움과 나눔'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모든 활동이 하나의 가치관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현지 : 결국 가치관을 명확히 세우면 관심사가 연결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여유님의 카톡방에 있으면서 놀랐던 게 매주 강사님들을 모셔서 강의를 여시잖아요. 강사님들은 어떻게 섭외를 하시는 건가요?
여유 : 제 교육청 수업을 들었던 분들이 "강사님과 계속 연계를 하고 싶은데 톡방 하나 만들어주시면 안 돼요?"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작년 9월 초에 10명으로 시작을 했어요. 오픈 기념으로 지인 분께 강의를 부탁드렸어요. 그게 반응이 너무 좋았던 거예요. 그리고 다른 분이 자기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9월이 어떻게 하다 보니까 매주 다 채워진 거예요. 해남에서 농업하시는 분, 경찰관, 소방관, 교수, 의사, 작가, 건축가, 음악치료하는 분, 명상하는 분.. 다양한 직군들의 남녀노소가 다 있는 거예요. 다양한 분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강연을 열었죠. 그런데 그분들이 다 그냥 제 지인인 거죠. "여유님의 인맥은 도대체 끝이 어디예요?" 이런 표현들을 종종 많이들 해 주세요. 저는 그런 말을 해요. 커뮤니티에 계신 분들이 모두 강의를 하는 그날까지 이어가려고 한다고요.
현지 : 여유님은 다른 인터뷰에서 '계획된 우연'이라는 크롬볼츠의 사회학습이론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우연들이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데요, 여유님을 보면서 계획된 우연이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여유님께서 이때까지 뭔가를 시작하고, 연결되고, 강사를 섭외하고 이런 것들이 계획이 아니라 그 순간에 충실하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지금 말씀해 주신 거 말고도 여유님 삶에서 계획된 우연이 있을까요?
여유 : 저의 삶에 요소 요소마다 계획된 우연이 있었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강사도 우연한 기회로 된 거예요. 제 아이가 학생 회장이다 보니까 교감 선생님이랑 교무부장님이 "어머니, 교육청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좀 들어주시면 안 돼요?" 부탁하셨어요. 저는 학교에서 봉사든 뭐든 저한테 요청하는 거는 정말 흔쾌히 가거든요. 그래서 프로그램을 들으러 갔다가 거기서 학부모책 교육청 강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우연히 본 거예요. 사실 '저는 그렇게 눈물겨운 굴곡의 스토리도 없는데 학부모책으로 가능할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멘토 분이 "왜 책이 꼭 감동만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화책도 있고, 해피바이러스 여유님 책이 더 훌륭해요"라는 말에 지원했고 바로 합격했어요.
제가 애들 키우면서 독서 코칭 50시간을 수료를 했어요. 수료하자마자 그 주말에 아이들이랑 동네 도서관을 갔죠. 그런데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저한테 와가지고 "고등학교 1~2학년 애들 독서 토론 동아리를 맡아주실 수 있어요?" 이러는 거예요. 그분은 저를 교육청 강사로만 어렴풋이 아셨는데도요. 너무 신기한 거예요. 결국 제가 동아리를 맡아서 간행물도 내고 아이들 대학도 보냈죠.
그러니까 저는 무슨 자격증 과정이 끝나면 장록 면허처럼 수료증만 있는 게 아니라, 바로바로 현장에 투입이 됐어요. 가령 16명이 진로 코칭 과정을 수료했는데 3명 정도는 바로 학교에 투입이 된다, 이러면 저는 그 3명 안에 들었어요. 어설프게라도 해본거죠. 그래서 제가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되게 좋아하는데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이 말을 제가 잘 쓰거든요. 저는 현장경험이 많기 때문에 10년 이상 베테랑 못지않게 여유가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효과적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치를 쌓은거죠. 그래서 저는 우연에 굉장히 감사하죠. 계획된 우연이라는 이 이론이 딱 저를 위한 이론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현지 : 저는 우연을 잡을 수 있는 여유님이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왜냐하면 공고가 올라와도 '내가 뭘'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여유 : 맞아요. 제가 좀 잘 들이대는 성격이에요. 왜냐하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만남을 즐기다 보니까 하면 하지 이런 식인 거예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좀 나온 것 같아요.
현지 : 많은 사람들이 그런 태도를 가지지 못하는 게 새로운 시도를 너무 두려워하기 때문이잖아요. 시도를 했다가 떨어지면 나의 자아상에 손상이 가기도 하고요. 여유님은 새로운 거를 시도하실 때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시나요?
여유 : 제가 이 말을 하면 다들 "정말?" 이러는데 저는 정말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아이였어요. 그래서 엄마가 "너 이렇게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으면 안 되겠다" 하시고 제가 어릴 때 걸스카웃에 데려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언제 변했나 했더니 두 아이 낳고 나서예요. 어린이 도서관에서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님이 그러는 거예요. "아이가 초등학생일 시기에는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스벅에서 아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는 때가 아니고, 아이랑 같이 수고하는 시기다"라고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내가 그럼 어떤 수고로운 일을 할까?"했어요. 1, 2학년 간사하다가 3학년에 총무가 되고, 4학년에 녹색 어머니회에서 봉사하고, 5학년 때 부회장 이런 식으로 하다가 6학년 엄마가 됐을 때는 500명 정도 되는 엄마들의 리더가 되었어요. 학교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강단에 서고, 지휘도 했죠. 그리고 당시에 국회의원들이 명분 있는 일을 하려고 학교의 녹색 어머니회의 회장을 꼭 만나서 봉사를 해주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 유지들부터 구청장, 국회의원 이런 사람들을 자꾸 만나게 되었죠.
그러면서 리더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되었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 보니,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너 어차피 이때까지 잘했잖아, 근데 뭘 걱정해'라는 게 바로 떠올라요. 그러면 정말 놀랍게도 긴장이라는 게 없어져요. 그리고 즐기고 있더라고요.
현지 : 작은 역할로 시작해서 큰 역할까지 가시고,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로 가셨군요! 지금 경험수집잡화점에서 '눈치코치 감정코칭' 모임을 하시잖아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여유 : 제가 '표정으로 말해요'라는 타이틀로 어느 기관에서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너무나 폭발적인 거예요. "강사님 다음 회차는 뭐가 있어요?" 이러는데 저는 다음 회차고 뭐가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큰일났다, 없는데 어떡하지?' 했지만 "다음 일정 제가 준비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이랬어요. 그러다가 수업이 4차시까지 늘었어요.
그렇게 해서 감정 코칭 수업을 했는데, 코로나가 딱 터진 거예요. 그러니까 '대면이 안 되니까 어떻게 하지' 했는데 줌으로 하면서 더 좋았어요. 부산, 서울, 하와이에 있는 아이들이 한 곳에 모이는 거예요. 부산 사투리를 머리털 나고 처음 들은 서울애가 너무 재미있다고 "야, 그거 뭐야? 나도 가르쳐줘" 이러고 어떤 아이는 "우리는 집 밖에 나가면 논이 있어" 그래서 좋았죠.
당시 경험수집잡화점에서 제 절친이 뭔가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경험수집잡화점을 알고 있었죠. 대표 피터님하고의 인연은 또 굉장히 신기한데요. 제가 관계에 대해 강의를 할 때, 그냥 "관계 좋아야 돼요" 이러면 재미없어서 소행성 관계라는 걸 만들었어요. 소통하고 행동하고 성장하는 관계죠. 70살 넘은 수강생 분이 점잖게 손을 들더니 "강사님 이거는 너무 좋은데 상표 등록을 하시는 게 좋겠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 와중에 피터님이 경험수집잡화점을 상표 등록하셨다고 페이스북에 딱 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메신저로 여쭤봤더니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됐어요.
그래서 처음에 '엄마 교과서의 작가와의 만남'을 특강 형태로 한번 했거든요. 그런데 모객이 안 됐어요. 피터님이 저보고 "역량이 있으신 분이니까 뭘 해도 될 거다, 우리 또 해보자"고 얘기를 해서 다시 구상한 게 감정 코칭이었어요. 감정코칭이라고만 하면 재미도 없고 낯서니까 '눈치코치 감정코칭'이 탄생했죠. 모임을 할 때, 루틴을 작고 완벽하지 않게 시작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마음 날씨 어떤지 한번 점수 매겨보라" 이렇게 그 장치를 최소화하려고 했던 거고 지금까지 느낌은 만족스러워요.
현지 : '눈치코치 감정코칭' 모임을 하시면서 제일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여유 : 어떤 분이 우울증으로 2년간 치료를 받고 계시대요, 그래서 정신과 상담도 하고 약도 복용하고 이랬는데 안 낫는다는 거죠. 그런데 모임에서 첫 줌 OT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정신과 병원을 안 가고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게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이러시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우시더라고요. 그분이 나중에는 "자기의 병도 고쳤다"고 너무 감사해 하시며 모임홍보대사를 자처하시더라구요.
오은영 박사님도 훌륭하시지만 그분을 매일 접할 수 없잖아요. 그러면 사실 필요 없다고 저는 보거든요. 그래서 루틴을 매일 하는 게 중요하고요. 참여하시는 분의 남편이 "너는 왜 눈 뜨면 이거 핸드폰만 들여다보냐"라고 맨날 한대요. 눈 뜨면 당나귀 tv를 듣고, 마음 날씨 점검하러 '눈치코치 감정코칭' 카톡방 여는 게 자기 루틴이 됐대요. 그런 분들이 이제 한 분이 아니고 반 이상이 그러신다 하니까 에너지가 엄청나죠. 제가 강의로 바빠서 아침에만 인사하고 한참 있다가 5시쯤 보면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소통하고 계시는데 그 모습에 감동받아 제가 격려와 감사를 드려요.
어느 날 제가 "감정코칭 관련 책을 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그랬더니 다들 "저 꼭 끼워주세요"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눈치코치 감정코칭이라는 제목으로 사례 위주로 하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감정 코칭이다' 쉽게 가도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지 : 모임을 참여하셨다가 같이 책도 쓰실 계획이라니, 참여하시는 분들한테 큰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여유 : 그러게요, 아직 픽스는 안 했지만 머릿속에는 구상 중이에요. 이분들이 모임에서 올려주신 생생한 글들을 공유만 해도 굉장한 에너지가 있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현지 : 여유님은 인생이 재밌고 의미가 있으신가요?
여유 : 네, 이 정도 인생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재미로 보는 점을 봤는데, 제 인생 곡선이 거의 수직 상승하는 시점이 5년 전부터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신기한게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강의도 시작했고요. 제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것도 있고 마음 챙김이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인생이 너무 지루하고, 왜 사는지 모르겠고 그런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정말 안타까워요.
현지 : 인생의 재미랑 의미를 아직 못 찾은 분들한테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여유 : 제가 철이 없어서 지금도 이렇게 즐기면서 노는 걸 좋아해요. 일단 그분들은 욕심이 있어서 그래요. 최근에 어느 책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욕심을 놓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다'라고 했는데 많이 공감이 갔거든요. 사실 본심은 '내 아이가 행복했으면'인데, 그 안에 욕심은 '내 아이가 내 이름을 좀 드높여줬으면' 이런 거잖아요. 그런 욕심이 있어서 삶이 재미없고 의미없을 수 있어요.
그런데 또 욕심 따위도 전혀 없는 무기력한 사람들도 있거든요. 저는 그분들에게 새벽에 재래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에 경매하는 장면을 한번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에너지가 좀 쳐진다하면, 시장에 가요. 그런데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죠. 또 하나는 임사 체험을 좀 권해드리고 싶어요. 임사 체험 혹시 아시나요?
현지 : 전생을 경험하는 건가요?
여유 : 죽음을 체험하는 거예요. 관 속에 들어가보고, 죽기 전에 누구를 보고 싶은지 유언은 뭘 남기고 이런 거를 진지하게 하는 거예요. 죽음이라는 부분을 경험을 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죽음 앞에까지 가는 그 느낌을 경험을 해보시라 권해요. 그러면 철부지 같은 고등학생 애들도 막 울고 나와요.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살고 싶다'는 걸 경험을 하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들의 문제가 현장에 답이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현지 :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혹시 인터뷰 메인에 걸 사진 한 장을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여유 : 너무 잘됐네요! 제가 최근에 프로필 사진을 찍은게 오늘 딱 보정이 돼서 왔어요.
현지 : 우와! 이것도 계획된 우연 같아요!
여유 : 맞아요. 진짜 그래요, 계획된 우연.
여유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계획된 우연>이 발생하려면 내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잡아야하는 구나, 깨달았어요. 아무리 좋은 기회가 우연의 모습을 하고 오더라도 내가 붙잡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카이로스'라는 기회의 신이 등장해요.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그들 앞에서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앞에 있을 때는 저울을 꺼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며,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 같이 결단하라는 의미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여러분의 삶에도 <계획된 우연>이 일어나도록, 기회가 왔을 때 온 몸과 마음으로 잡아보면 어떨까요? 삶이 훨씬 의미있고 재미있을 거예요.
인터뷰 중에 나온 여유님의 프로그램을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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